미역 듬뿍 전복죽..

 

 

 

 

 

 

울이모 며칠 더 놀다 가시기로 하셨어요.

 

이모가 아무리 가족 같데도 손님이시니 아무래도 식사준비가 신경이 쓰였어요.

 

전날 고기종류 많이 먹은터라 오늘은  속 편한 죽이 좋을 것 같았지요..

 

 그래도 걍 죽보단 영양식인  전복죽을  끓이기로  결정하고

 

마트로 신나게 고고씽~~!!

 

전복죽은 게우(전복내장)를 넣고 끓여야 제대로 전복죽을 끓이는 거래요.

 

게우를 먹어야만  전복 한마리를 온전히 먹는거라고 하네요.

 

근데 이 게우는 활전복 상태에서 바로 잡은걸 먹어야 약이되지

 

죽은 상태에서의 게우는 안먹는게 훨씬 낫다고 하더라구요.

 

전 여태 그걸 모르고 좋다니까 걍 무조건   넣었거든요.

 

 마트서 아무리 싱싱한 활전복을 사도 집에 와서 보면 매번 축사망..

 

그래서 이번엔 제대로 싱싱한  게우를 넣고 전복죽을 끓여 보려고

 

전복을   아래위로  잔뜩~ 얼음을 꽉  채워 포장 해왔지요.

 

그랬더니 역시   집에 와서도 꿈틀~꿈틀~ 싱싱..!!

 

우왕~~정말 아직 살아있다..!!

 

 글쎄,   거기까진 좋았는데 ..  이렇게 싱싱하게 살아있는 걸 잡으려니  도저히 용기가.. ㅜㅜ

 

죽은건 용감하게 숟가락을 껍질과 전복살 사이에 넣고 살만  잘 발라 들어내고

 

내장도 막  자르고 입도 싹둑  잘라내고 그랬는데..

 

살아있는건  건드릴 때마다 꿈틀~꿈틀~..ㅜㅜ

 

막 아프다  그러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사람이 참 잔인하단 생각까지..

 

전복은 잡아야겠고 도저히  용기는 안나고..

 

한 삼십분을 넘게 아주 생땀을 삐질삐질..  완전 울상..

 

제가 아주 몬도가네 같은 느낌..

 

거의 공항상태....

 

두분 외출하시라 등 떠밀어 보내고 식사 시간에  맞춰 오시라 그랬는데..

 

약속한 식사 시간은 자꾸 다가오고 할 수 없이 눈 딱 감고

 

숟가락으로 막 휘저으면서 전복한테 그랬습니다.

 

"넌 다른 사람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희생한 거니 담엔 꼭 좋은걸로 태어날꺼야.. 미안해.." 라고..ㅜㅜ

 

 웃으실지 모르겠지만 그땐 정말 그런맘이었어요.. ㅜㅜ

 

 

에구.. 무슨 정신으로 죽을 끓였는지 ...

 

 

재 료

 

  찹살1컵, 멥쌀1컵, 전복2개, 미역, 참기름3큰술, 소금1작은술,

 

물 14컵( 쌀량의 7배쯤..) 정도..

 

 

 

 

전복 껍질과 전복살 사이에 숟가락을 넣고 뺑 돌려 살만 발라낸 후

 

내장을 따로 떼내고 전복살을 먹기좋게 작게 썰어줍니다.

밑이 두꺼운 냄비에 참기름 3큰술을 두르고

불린 찹쌀과 멥쌀, 전복살을 넣어 달달 볶아줍니다.

 

 

 

쌀이 익어 살짝 투명해 지면 물을 먼저 7컵을 붓고 끓입니다.

 

 

 

 

쌀이 조금 퍼지면 나머지 물을 다 붓고 불린 미역이랑 내장도 작게 잘라  함께 넣고 끓입니다.

 

쌀이 완전히 익어  퍼질때 까지 간간히 눌지 않게 저어 주세요..

 

마지막에 소금 한작은술로 간을 합니다.  ( 간은 입맛에 맞게 조절하세요..)

 

 

전 미역을 좋아해 어지간한 음식에는 다 넣어 먹습니다. 심지어 라면도...ㅎ

 

그래서 언제든 쉽게 넣어 먹으려고  부드럽고 빨리 익는 잘라서 씻어나온 미역을 쓴답니다.

 

일반 미역은 처음부터 넣어 끓여야 합니다.

 

 

 

 

비록  정신 없이 끓였지만 그래두 다  끓이고 보니 그럴듯~~ㅎ

 

 

 

 

이제 맛볼 정신도 생기고..ㅋ

 

 

전복이 고소하고 부드럽고 쫄깃 쫄깃..

 

보들보들한 미역이랑 어우러져  감칠맛이 .. ^^

 

  확실히  게우가 들어가 약간 쌉쏘롬하니  더 깊은 맛이 나는듯 합니다.

 

 

위에 조금 파르라니 보이는것이 절 정신줄 놓게 했던  게우입니다..  ㅎ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하시니 좋긴한데 사실 전 납량특집 영화 한편 본 기분입니다..

 

담 부턴 아무리  좋다고해도 게우는  안 먹을래요.. ㅜㅜ

 

흐미~~활전복.. 완전 무서버 ..!!